[idea] "디지털 금 vs 진짜 금" — 유명 퀀트 전략을 재현하고 검증

1. 어떤 글인가

Quantpedia에서 2026년 5월 발표한 글, “Dual Momentum Allocation Between Physical Gold and Bitcoin”.

아이디어는 단순합니다. 비트코인(디지털 금)과 금 ETF(GLD, 진짜 금) 둘 중 더 잘 나가는 쪽으로 매주 갈아타는 전략입니다.

  • 매주 수요일 종가에 점검

  • 최근 X주 수익률이 더 높은 쪽을 보유 (상대 모멘텀)

  • 단, 그 수익률이 마이너스면 둘 다 안 사고 현금 보유 (절대 모멘텀)

  • 추가로 “변동성 상한”을 둬서 비트코인이 너무 출렁일 땐 비중을 줄임

논문이 내세운 성과: 8주 기준 버전이 연 79.9% 수익, 변동성을 억제한 버전은 연 12% 수익에 최대낙폭 -12% = 그냥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것(연 46%, 낙폭 -77%)보다 훨씬 안정적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.

 

흥미로워서, 제 퀀트 시스템에 직접 붙여서 검증해봤습니다.

2. 재현해보니 : 숫자는 맞았지만, 논문에 오류가 있었다

먼저 논문과 같은 기간(2018~2026)으로 똑같이 돌려봤습니다.

  • 벤치마크는 거의 정확히 일치 (금 ETF: 논문 18.8% / 제 재현 18.4%)
  • 기본 전략도 일치 (논문 64.7% / 제 재현 67.6%)
  • 그런데 “변동성 억제” 버전만 안 맞았습니다. 논문은 연 12%·낙폭 -12%인데 제 재현은 연 32%·낙폭 -18%.

파고들어 보니, 논문이 명시한 “20% 변동성 상한”으로는 수학적으로 그 숫자가 나올 수 없었습니다. 상한값을 **약 8%**로 놓아야 논문 숫자가 정확히 재현됐죠. 연율 환산 과정에서 √52를 써야 할 곳에 √252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계산 오류입니다. 즉 논문의 “20% 상한”은 실제로는 8% 상한처럼 작동하고 있었습니다.

교훈 1: 유명 사이트의 논문도 그대로 믿지 말고 직접 재현해봐야 한다.

3. 제대로 검증해보니 , 그냥 금을 사는 것보다 못했다

논문의 진짜 약점은 검증 방식이었습니다. 2018~2026 한 구간만 보고 “8주가 최적”이라고 결론냈는데, 이건 그 구간에 맞춰 과최적화됐을 가능성이 큽니다.

그래서 데이터를 2014년까지 늘려(11.6년, 크립토 사이클 3개+) 제대로 나눴습니다.

  • 전략 파라미터는 과거 구간에서만 고르고
  • 2022년 크립토 윈터가 포함된 최근 구간은 순수 검증용으로 격리

결과 (2022~2026 검증 구간):

최적화까지 거친 전략이, 아무 생각 없이 금을 사들고 있는 것보다 모든 지표에서 못했습니다. 논문의 화려한 성과는 특정 기간에만 통하는 착시였던 거죠.

(참고로 “더 짧은 주기가 나을까?” 검증해보니 — 8주보다 3~4주가 약간 더 robust하긴 했습니다. 방향은 맞았지만, 그래도 금 보유를 못 이기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.)

4. 내 알파 전략과 섞어보니 , 동적 전환은 가치가 없었다

마지막으로 제 크립토 알파 포트폴리오와 조합해봤습니다. 비트코인·금·제 포트폴리오 세 자산의 모든 조합을, 리밸런싱 주기와 기간을 전부 sweep해서요.

 

결론: 제 포트폴리오를 동적으로 갈아타는 로테이션은 가치를 더하지 못했습니다. 오히려 단순 고정 비중(50:50) 혼합이 더 나았습니다. 듀얼 모멘텀의 가치는 “나쁜 자산 피하기”인데, 이미 좋은 전략이 섞여 있으면 피할 게 없고, 한 곳으로 100% 몰면서 분산 효과만 잃기 때문입니다.

 

5. 가장 중요한 검증 : 2022년 베어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

“비트코인이 무너질 때 으로 갈아타면 방어가 되지 않을까?”

이게 이 전략의 핵심 가설입니다. **2022년 크립토 윈터(비트코인 -77%)**로 직접 확인했습니다.

 

 

 

 

전략은 Bear장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. 비트코인이 무너지자 금으로 갈아탔지만 — 하필 2022년은 금리 인상기라 금도 -21% 빠졌습니다. 둘 다 떨어지는 장에서는 갈아탈 곳이 없었던 거죠. 논문도 사실 이 약점을 본문에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.

 

교훈 2: “안전자산”이 항상 안전한 건 아니다. 금도 2022년엔 안전하지 않았다.

 

6. 정리

세 단계 검증**(재현 → 장기·다구간 검증 → 내 전략과 조합)**의 결론은 일관됐습니다.

  • 논문 재현은 됐지만, 논문에 계산 오류가 있었다.
  • 제대로 검증하니 그냥 금을 사는 것보다 못했다. 화려한 성과는 특정 기간 과최적화의 착시.
  • 내 알파와 섞어도 동적 전환은 도움이 안 됐다.

베어장에서 금은 방어를 못 했다. 가설의 전제 자체가 흔들렸다.

재밌는 아이디어였지만 배포할 가치는 없다는 결론.

 

그래도 “유명한 전략이라고 검증 없이 믿으면 안 된다”는 걸 다시 확인한, 의미 있는 검증이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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